분양경기 부진으로, "묶인 자금 현금화 나선 것 아니냐" 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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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수원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호매실' 지분을 유동화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분양 경기가 둔화한 가운데 정부 정책으로 투자금 조기 회수가 가능해지자 서둘러 움직였다는 평가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호매실을 운영하는 회사(㈜힐스테이트 호매실 뉴스테이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의 지분을 일부 유동화했다. 보유 지분 22%를 유동화해 약 900억의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위해 한 대형 시중은행과 5년 만기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PRS는 계약 만기 시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은행은 수수료 수익과 원금 보장을 받게 되며, 현대건설은 자산유동화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구조다.
힐스테이트 호매실은 2016년 11월에 임대를 시작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이다. 뉴스테이는 8년간 임대가 보장되며, 임대료 상승률은 연 5% 이하로 제한된다. 올해 11월부터는 분양 전환이 가능해져 자산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이를 활용해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장기간 묶여있던 자금을 유동화하는 건설사의 통상적인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최근 건설업 경기 둔화로 인한 현금 확보 노력으로 보고 있다.
뉴스테이는 8년의 의무임대기간을 채워야하기 때문에 공사비를 투입한 이후에도 장기간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 최근 정부가 이러한 건설사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공공지원 민간임대의 경우 입주 후 4년부터 조기매각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는데, 이에 현대건설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시공능력평가 2위의 최상위권 사업자인 현대건설 역시 최근 분양경기 부진 장기화의 영향은 피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자금조달 속도를 높였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건축·주택부문 사업 비중이 높은만큼,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게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전망이 계속 안좋다보니 현대건설 입장에서 묶인 자금을 어떻게든 현금화하려고 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 관계자는 "현금 부족, 확보차원이라기 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PF 개선 방안중 하나인 임대지분 유동화 기간이 축소되면서 유동화에 나선 것"이라며 "당사는 현금성 자산이 풍부해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