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앞두고 터진 티몬·위메프 사태…여행사 주가도 '날벼락'
입력 2024.07.24 15:36
    티몬·위메프, 미수금 정산 지연 장기화
    여행사에 '불똥'…주가도 일제히 하락
    휴가철 앞두고 항공권 취소에 소비자 '원성'
    모회사 큐텐, 유동성 위기 우려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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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7말8초' 황금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과 관광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 탓으로 분석된다. 출발을 코앞에 둔 항공권과 호텔 등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면서, 소비자는 물론 주주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여행과 관광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다. 국내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각각 1.65%, 2.47% 하락한 5만3500원과 1만26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밖에도 롯데관광개발(-2.17%), GKL(-0.42%), 강원랜드(0.49%) 등 관광 관련주도 약세를 보였다.

      성수기를 맞아 주가가 탄력받아야 할 여행·관광 관련주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배경에는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란풍선, 교원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미수금을 정산 받지 못한 탓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오는 25일까지 정산 기한을 통보하고, 기한 내에 정산을 받지 못하면 내용증명 발송과 계약 해지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티몬과 위메프는 제3의 금융기관에 자금을 보관했다 지급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중 도입한다는 입장이지만, 사태를 수습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로 전가되는 모양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외로 여행을 앞두고 있던 이들이 정산 지연 사태로 예약한 상품들이 줄취소되고 있는 탓이다. 여행사들은 여행사 계좌로 중복 입금을 하라는 입장이지만, 티몬과 위메프에서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결제 취소 불가로 환불받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계좌 이체로 송금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란 지적이 많다.

      투자업계의 시선은 티몬과 위메프의 모회사인 큐텐그룹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 일각에선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무분별한 인수합병(M&A)의 폐해가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큐텐그룹은 지난 2022년 티몬을 인수한 뒤 지난해 연이어 위메프와 인터파크를, 올해 2월에는 글로벌 이커머스 위시와 국내 오프라인 채널 AK몰까지 인수했다. 위시 인수에만 약 23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는데, 큐텐그룹은 계열사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정산에 쓰지 않고 인수 대금을 막는데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금 지연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셀러들의 신뢰성이 약화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중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상품군은 여행서비스로 최근 온라인 성장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큐텐 온라인쇼핑업체 성장세는 주춤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장점유율 하락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