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진 수십억원 수준으로 파악
IBKㆍSC 등까지 범위 넓히면 익스포져 다소 늘 듯
상생금융 차원 대출 만기 연장 등 지원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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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로 판매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지급보증 및 선정산대출을 제공했던 은행권도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상생금융 차원에서 만기 연장 등의 지원책이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중 티몬·위메프와 관련해 대출을 취급했던 곳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선정산대출을, 우리은행은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주요 은행들은 규모가 크지 않다고 판단,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단 분위기다.
현재까진 시중은행들이 노출된 익스포저가 대체로 수십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업계 일각에선 은행 피해규모를 1000억원까지 예상하지만, 실제 각 은행들의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백억원 단위도 안될 걸로 예상한다. 한 대형은행도 수십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티몬·위메프에 지급보증한 금액은 50억원으로 집계됐다. 티몬의 2022년 연결감사보고서와 위메프의 2023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티몬과 위메프에 각각 30억원, 22억원을 지급보증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위메프의 선정산대출 규모는 총 60억원 수준이다.
단, 4대 시중은행 외 전체 은행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익스포져가 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통신판매업 관련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을 취급해온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의 익스포저는 더 큰 것으로 추측된다.
기업은행은 티몬과 150억원 상당의 구매카드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구매카드 약정은 금융사가 판매자들에 대금을 먼저 정산하면 플랫폼으로부터 차후 정산받는 개념이다. SC은행의 익스포저는 이보다 훨씬 크다는 추측이 나오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수치가 확인된 상황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최근 몇년간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 내부에선 여러 지원책을 검토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선정산대출은 플랫폼으로부터 대출을 상환받지 못할 경우, 판매자들에게 상환요청을 하기 때문에 영세업자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진 대출이 연체된 사례는 없지만, 혹시라도 생길 상황을 대비해서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