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어닝서프라이즈…유럽·중동發 수주 쌓이지만 '트럼프'가 변수
입력 2024.07.31 15:02
    한화에어로·현대로템 분기 기준 최대 실적
    3년치 수주 잔고 확보…안정적 실적 이어갈 것
    美우선주의로 국내 방산 점유율 축소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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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해외 대규모 수주 성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다. 3년치 가까운 수주 잔고를 확보한 만큼 하반기 실적도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국제정세의 변화 이에 따른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7860억원, 영업이익 3588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6.0%, 영업이익은 356.5% 증가했다. 방산 부문만 떼어보면 매출 1조3325억원, 영업이익 26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 1089% 늘었다. 폴란드에 수출한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영향이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7.1% 증가한 79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873억원으로 12.6%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945억원, 영업이익 112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9%, 영업이익은 67.7% 증가하면서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로템 또한 폴란드에 인도한 K2 전차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며 실적이 크게 올랐다.

      LIG넥스원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6047억원, 영업이익은 22.2% 증가한 49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LIG넥스원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약 시장의 기대치를 각각 10%가량 밑돈 실적을 냈다. 수주 잔고가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 8918억원, 영업이익 743억원으로, 시장 영업이익 컨센서스 523억원을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6%, 영업이익은 785.7% 증가했다.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의 올해 하반기를 넘어 내년까지 안정적으로 실적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방산업체들이 3년치에 가까운 수주 잔고를 확보해 놨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 역시 국가 방위체계 유지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방산 '대장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1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보다는 3분기, 3분기보다는 4분기에 매출과 수익성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인도 일정을 보면 내년에도 올해 대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무기 수요가 사그러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국내 방산업체들의 긍정적 전망에 힘을 더하는 요인이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국방력 강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자국 중심의 방산 공급망 회복에만 집중하면서 국내 방산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면서 근방 지역들의 한국 방산 기업들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