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공급 부족 온다"…다시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외국계 운용사들
입력 2024.08.06 07:00
    내년부터 공급 대비 수요 초과 전망에
    다시 물류센터 투자 나선 외국계 운용사들
    아직은 '상온 물류센터'에 집중
    실물 및 개발 목표 부지 매입 나서
    JV 설립 및 운용사 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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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부동산 투자의 '큰손'인 외국계 운용사들이 최근 수도권 대규모 물류센터 거래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내년부터 물류센터 공급이 수요보다 줄어들며 임대료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들이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침체기에 접어든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할 수 있을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상온 물류센터'에 투자가 집중돼 있고, 경공매 등을 통한 부실 매물 거래가 다수 포착되기 때문에 실제로 전반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까진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6월 존스랑라살(JLL)의 자회사인 라살자산운용은 경기도 안성의 상온 대덕물류센터 A·B동을 약 6000억원에 매입했다. 준공 전 선매입 계약에 따른 거래다.

      싱가포르 개발업체 이퀄베이스는 계열 운용사 노스모드와 함께 물류창고 개발을 목표로 이천-백사 부지 3만1800㎡를 매입했다. 개발비에 총 790억원이 투자할 예정이다.

      워버그핀커스는 국내 대표 물류센터 디벨로퍼 엠큐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운용사를 인수했다. 워버그핀커스는 15년 이상 아시아 부동산 기업과 플랫폼에 투자해 온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합작법인 '큐브인더스트리얼자산운용'을 통해 국내 물류 관련 실투자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홍콩 지사를 필두로 국내 물류센터 투자를 심사하고 있다. 이외에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안젤로고든 등도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운용사가 관심을 두는 물류센터는 대부분 '상온 물류센터'라고 전해진다. 

      저온 물류센터나 상온과 저온을 겸하는 복합 물류센터는 여전히 가치가 낮다는 평가다. 코로나19 기간에 신선식품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며 공급이 빠르게 늘어났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임차인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높은 개발원가(금리·토지비·공사비 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저온 물류센터는 지식산업센터, 생활형 숙박시설과 더불어 상업용 부동산 PF 부실의 핵심 꼽힌다"며 "저온 및 복합 물류센터는 2030년까지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라 밝혔다.

      물류센터 투자가 늘어나더라도 당장 시장이 회복되기는 힘들 거란 예측도 나온다. 최근 경공매 및 대위변제 후 소유권 이전 등으로 나온 부실 매물 거래 또한 늘어났기 때문이다. 

      PF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전문 운용사뿐 아니라 상당수의 PEF 운용사와 사모대출펀드(PDF) 운용사들이 물류센터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다만, 외국계 운용사가 요구하는 내부수익률(IRR)은 10%대 초중반으로 국내 기관보다 높아 거래 성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