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꺾인 삼성화재, 회계변경 ‘약발’도 끝물...투자자는 ‘투매’ 행렬
입력 2024.08.14 16:27
    2분기 실적 1분기 대비 12.8% 하락
    주가는 6% 이상 하락
    실적 신뢰성 떨어지고
    주주환원 계획도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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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화재 2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회계변경 이슈로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이젠 이마저도 ‘끝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기대하던 주주환원은 여전히 검토중이란 답변에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사상최대’ 실적은 공허한 외침일 뿐이란 지적이다. 

      14일 삼성화재가 2분기 당기순이익 6124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2.8% 하락했다. 보험손익이 전분기 대비 6.9% 하락했으며, 투자손익은 22.7% 하락했다. 상반기 전체적으론 순이익 1조31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1분기 호실적으로 2분기 실적을 만회한 셈이다. 

      실적만 놓고보면 증권사들의 예측과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주식시장에선 ‘투매’ 행렬이 이어졌다. 삼성화재는 주가가 하루만에 6%이상 빠졌다. 더이상 주식시장이 손보사 실적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PBR 1배까지 올랐던 삼성화재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의 중심인 IFRS17 효과도 이제는 '끝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화재는 지난 1분기에 순이익 702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단일 보험사 실적으로 농협금융(6512억원)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한 셈이었다. 1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주가도 36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2분기에 접어들면서 실적 상승이 꺾이면서 추가적인 실적 상승 모멘텀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에서 ‘실적 부풀리기’에 대해서 경고장을 날리면서 규제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하반기 제도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기다리던 주주환원책은 기약없이 밀리는 모양새다. 이번 분기에도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중장기 주주환원율 50% 정도만 제시했다. 줄기차게 증권사들은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을 제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BNK투자증권은 주가 추가 상승을 위해선 주주환원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한 바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 목표주가를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상승하되,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한다”라며 "현재로서는 대주주 지분율에 따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제한적인 가운데 높은 배당성향 상향에 따라 현금배당 증가도 이익 변동성을 감안하면 지속가능성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도 해당 질문이 나왔고 이에 대해 삼성화재는 “중장기 주주환원 목표 50% 정도로 갈음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오히려 같은날 건전성비율(킥스)에 따라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DB손보가 삼성화재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실적이 좋은들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몫이 없다는 점에서 은행보다 높은 PBR을 정당화하긴 힘들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가 이번에도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을 제시하지 못한 만큼 앞으로 시장 상황에선 이를 기대하긴 더 힘들어졌다. 미국발 금리인하가 본격화하면 자본확충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이 하반기 들어서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 모드로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제시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상최대 실적 잔치가 끝나고 IFRS17 청구서가 날아오는 시점이다”라며 “주주환원보다는 자본확충 등 건전성 문제로 이슈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