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스 비율 200% 선까지 떨어진 삼성생명…건전성 이슈 '수면 위로'
입력 2024.08.16 15:56
    킥스 비율은 3개분기 연속 하락…200%선
    구체성 없는 주주환원책에 시장은 '답답'
    상반기 호실적 무색하게 주가도 '보합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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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생명의 투자이익 상승에 힘입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신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이 지속 하락하며 자본적정성 관리가 숙제로 떠올랐다. 밸류업 관련 공시도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된 후로 미루면서, 시장에서는 '답답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16일 삼성생명은 올 상반기 1조368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한 수치다. 보험서비스 손익은 13% 감소했지만, 연결·자회사 이익 호조에 따라 투자손익이 125% 가까이 증가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채권 평가손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킥스 비율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221%를 기록한 이후, 4분기 219%, 올해 1분기 213%까지 낮아졌다. 잠정치긴 하지만, 올해 2분기 기준으로는 200~210% 내외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현재 킥스 비율 150% 이상을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아직 당국의 권고치를 상회하는 수치지만, 관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킥스 비율은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경영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한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삼성생명은 가용자본이 2% 증가한 데 비해 요구자본은 5% 가까이 늘면서, 킥스 비율도 하락했다.

      5대 생명보험사(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라이나생명) 가운데서도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은 하위권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생명보다 킥스 비율이 낮은 생보사는 한화생명(173.1%) 정도다. 삼성생명보다 킥스 비율이 높았던 교보생명(238.9%)도 최근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삼성생명에 대한 자본적정성 관리 필요성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이하 컨콜)에서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주주환원'이었다. 다만 삼성생명은 중장기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50%로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타임라인이나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아 일부 투자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주환원율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성은 이해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이 우상향한다는 방향성은 시장에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 만큼 일정을 좀 더 구체화해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생명측은 "밸류업을 공시할 때 최종 확정안을 발표하겠지만, 주주환원율 50%는 최소 3년 내지 4년 정도를 타겟으로 해놓고, 이번 년도부터 지속적으로 그에 맞게끔 상향해 나가겠다는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답변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시가배당률은 5.1%, 주주환원율은 35.1%였다. 회사는 지난해 초 배당성향 35~45% 범위 내에서 배당금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결국 이날 발표한 주주환원책은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는 선언적 의미에 그쳤단 평가다.

      아쉬운 주주환원책 발표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은 주가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날 0.68% 오른 8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보합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실적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보다 아쉬운 주주환원책 등 실망감이 더 컸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