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완만해진 성장세에 실망하는 시장…SK하이닉스도 5% 하락
입력 2024.08.29 10:41
    엔비디아, 사상 최대 실적에도 성장세는 주춤
    폭발적 성장의 기저효과…주가는 실망감 반영
    SK하이닉스·삼성전자도 동반 약세…HBM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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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지만 주가는 실망감을 반영하고 있다. 성장세가 주춤한 것을 두고 더 이상 주가를 밀어올리긴 힘들다는 시각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세를 보이자 SK하이닉스 주가도 덩달아 약세를 보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액이 300억4000만달러(원화 약 40조1785억원), 순이익이 166억달러(약 22조1726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주당 순이익은 0.68달러를 기록하며 2분기 실적 자체는 증권가 전망치를 모두 웃돌았다. 

      호실적이지만 주가는 정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적을 내놓기 전 2% 이상 떨어진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8%까지 급락했다가 소폭 반등해 6% 안팎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완만해진 성장세가 주가의 지속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작년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보여준 폭발적 성장세가 기저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증권사 반도체 담당 한 연구원은 "실적도 좋고 설명회(IR) 내용도 긍정적이었지만, 성장률의 기울기가 완만해지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 분기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율이 430%에 달했는데 이 수치가 150%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신중론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이 빅테크의 AI 서버 투자가 내년 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숨 고르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시각과 부합하는 모양새인 탓이다. 

      자연히 엔비디아 AI 반도체의 파트너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9일 개장 직후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보다 6%가량 하락 출발해 오전 중 17만원선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월 장중 기록한 최고가(24만8500원)에 비교하면 주가가 30% 이상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 역시 전일보다 3% 안팎 하락한 7만4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종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오는 10월 예정된 양사의 3분기 잠정실적에 대한 시장 관심도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