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공제회, 9월말 VC 1000억 출자 공고…4~5개사 선정
입력 2024.09.06 11:35
    콘테스트 형식 VC 출자는 2015년 이후 처음
    운용사별 200억원 내외…3개월가량 일정
    과기공·노란우산 이어 행공까지…경쟁 치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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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방행정공제회가 이르면 이달말 벤처캐피탈(VC) 출자 계획을 공고한다. 콘테스트 형식으로,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을 거쳐 최종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행정공제회가 콘테스트 형식으로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9월 말 VC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 공고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자 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운용사별 200억원 내외를 출자해 총 4~5곳의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서류접수부터 경쟁 PT, 최종 위탁운용사 선정까지 총 3개월가량 일정으로,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행정공제회가 콘테스트 방식으로 VC에 출자하는 것은 2015년 이후 약 9년여만이다. 2013년 처음으로 5개 운용사에 500억원을 출자한 행정공제회는, 2015년 3개 운용사를 선정해 300억원을 출자한 것을 끝으로 VC 출자 콘테스트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행정공제회는 국내 기관투자가(LP) 가운데 VC 출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던 기관은 아니다. 출자를 하더라도 기존에 거래를 이어오던 하우스에 재출자를 하는 리업(Re-up) 형태의 수시출자가 많았다. 지난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86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벤처펀드에 출자한 것 역시 리업 출자였다.

      리업 형태의 수시 출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이 유지되는 하우스를 대상으로 이뤄지기에 안정성이 담보된다는 측면은 있지만, 거래하는 GP의 풀이 줄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GP풀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됐고, 최근 VC 업계에서 신규 강자 하우스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9년 만에 VC 블라인드펀드 출자 사업을 재개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과학기술인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에 이어 행정공제회까지 VC 출자사업에 뛰어들면서, VC 사이의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모태펀드와 성장금융을 제외하고는 공제회의 출자사업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만큼, IMM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펀드레이징을 진행하고 있는 대형 VC들도 이번 출자사업에 모습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행정공제회가 이번 출자사업을 통해 기존에 거래하지 않았던 하우스들에도 기회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상반기에는 공제회의 출자사업이 거의 없었는데 하반기 들어 기관들이 조금씩 지갑을 열고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