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공모가 '이견' 적지만...실적 성장세 유지가 관건
입력 2024.09.06 16:36
    희망 공모가, 예상치 부합한단 평가 지배적
    수요예측 흥행도 사실상 보장됐다지만
    급격한 매출 성장세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
    프랜차이즈 직상장, 교촌 외 성공사례 없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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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더본코리아 기업공개(IPO) 흥행의 관건으로 지금처럼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및 이익을 기록했는데, 상장 이후에도 이 같은 성장세가 가능할지를 두고 '베팅 규모'가 달라질 거란 평가다.

      시가총액 기준 4000억원 안팎의 밸류에이션(가치산정)은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아직 일단락되지 않았다는 점과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의 IPO 시도가 대부분 끝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일부 조심스러워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백종원 브랜드'로 유명한 외식전문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는 지난 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이르면 11월 증시에 입성할 전망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는 2만3000원~2만8000원으로, 총 공모 예정 금액은 약 690억~840억원이다. 신주 모집 100% 구조로, 공모가 최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4050억원 수준이다.

      희망공모가는 주가순이익비율(PER) 방식을 이용해 산정했다. 피어그룹(비교기업)은 CJ씨푸드,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 등 음식료 계열 상장사 총 4개사였다. 유일한 프랜차이즈 상장사인 교촌에프앤비는 제외됐는데, 평가기준일인 지난달 말 기준 PER이 30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적용 PER은 15.78배에 최대 24%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희망가 밴드를 산정했다. 

      더본코리아의 공모 희망가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대체적으로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 투자자문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더본코리아의 시총(시가총액)을 4000억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예상치에 딱 들어맞는 가격"이라며 "상장일 유통물량인 20%도 합리적인 구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며 6월 이후 주가가 거의 반 토막 나서 상대적으로 PER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교촌을 제외하고 음식료 기업으로만 비교기업을 구성한 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한 공모주 펀드 운용역은 "프랜차이즈가 선호하는 업종이 아니라 해도 '백종원'이라면 얘기가 다르다"며 "최근 매출액 10억 미만의 코스당 상장 기업들도 1000대 1 수준의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기록했는데 더본코리아는 '실체'가 있는 기업"이라며 "당연히 수요예측은 흥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 역시 존재한다. 다른 공모주 펀드 운용역은 "피어그룹 네 곳 중 한 곳인 풀무원의 PER이 24배인데, 풀무원의 올해 말 예상 실적 기준으로는 '선행 PER'이 10배까지 떨어져 15배는 다소 부담스럽다"며 "상장 이유 역시 명확하지 않아 분위기가 완전히 우호적이라곤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상장 이후 중장기 주가다.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실적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에서다. 거래소 또한 상장 심사 과정에서 여러차례 큰 폭으로 증가한 실적에 대해 상세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더본코리아는 기복없이 꾸준히 우상향하는 실적을 기록해 왔지만 최근에는 특히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107억원으로 전년 대비 45%나 증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가맹점을 계속 늘리면서 규모를 늘려야 하는 프랜차이즈업 특성에 더해 식품기업 특성상 경기를 많이 타는 점 역시 위험 요소로 지목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공모자금의 대부분인 600억원을 도·소매전문 식품기업 100% 인수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인수 대상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조달 자금 대부분을 인수합병(M&A)에 배정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프랜차이즈 영업의 핵심인 신메뉴 및 브랜드 개발에 배정된 비용은 올해 포함 향후 4년간 총 34억원으로, 더본코리아의 현재 영업 현금흐름만으로도 충분히 감당 가능한 규모란 분석이다.

      F&B 프랜차이즈 상장 잔혹사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앞서 교촌에프앤비와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 디딤E&F 등이 증시에 입성했지만,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기업은 사실상 교촌에프앤비뿐이다. 교촌에프앤비 주가는 6일 기준 7800원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4년 전 상장 초기 3만 8950원를 기록했던 최고가에 비해 약 80%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공모가 기준으로도 30% 이상 떨어졌다. 

      자산운용사 주식운용역 관계자는 "펀드 운용역 입장에선 시초에 팔면 문제가 없지만 길게 본다 하면 프랜차이즈 기업 상장은 고질적인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라며 "아직 가맹점주와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 또한 향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