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쏟아지는데…공제회는 "7% 밑으론 안봐요"
입력 2024.09.11 07:00
    임박한 금리 인하에…리파이낸싱 거래 늘어
    금리 수준 5%대 후반~6%대 수준에서 형성
    중위험·중수익 추구 공제회 "금리 너무 낮아"
    안정성 추구하는 보험·캐피탈사가 소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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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시성이 커지면서, 국내 시장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장에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차환) 거래 수요도 늘고 있다. 다만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LP)인 공제회들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너무 낮아 거래 참여를 망설이는 모양새다. 회원 급여율 이상의 수익률을 내야하는 만큼, 7% 이하 금리의 리파이낸싱 투자건은 검토하기 힘들단 설명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은 현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산업가스 설비와 관련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고 있다. 약 5000억원 수준에 금리는 5%대 후반으로 거론된다. 

      이 밖에도 현재 시장에는 맥쿼리PE의 DIG에어가스, 케이엘앤파트너스의 맘스터치 , MBK파트너스의 커넥트웨이브 등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거래가 산적해있다. 이들의 금리 수준은 5% 중반에서 6%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를 넘나들었던 금리를 고려하면, 상당히 낮아졌다.

      이와 같은 리파이낸싱 거래는 내년 초에 정점을 찍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도 거래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는 내년이 되면 관련 딜이 대거 출회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지금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리파이낸싱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보다는 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는 내년 상반기가 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금리가 내려가면서, 오히려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 공제회들은 리파이낸싱 거래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공제회마다 목표 수익률이 다르긴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현재의 금리 수준은 너무 낮다는 설명이다. 공제회들이 리파이낸싱 거래를 검토하는 금리 마지노선은 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자산이 우량하더라도 금리가 최소 7%는 돼야 그제서야 IM(투자설명서)을 들여다 본다"라며 "7%도 IM을 보는 수준이지, 프로젝트 투자는 이보다 수익률이 높아야 검토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초에 인수금융 펀드에 빠르게 출자를 결정한 것도 금리가 내려갈 것을 고려한 것"이라며 "현재는 프로젝트건으로 인수금융을 보기에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리파이낸싱건들의 금리 수준으로는 운용보수와 수수료를 다 떼 주고 나면 회원 급여율도 나오지 않는다"라며 "지금은 두 자릿수 수익률이 나오는 에쿼티(지분) 투자건을 검토하기도 벅차다"라고 말했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공제회의 투자 전략이 현 시점에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거래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시장의 리파이낸싱 건들은 보험사와 캐피탈사 등이 대부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산업가스 리파이낸싱도 보험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셀다운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률이 낮더라도 안정성을 추구하는 보험사와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이 최근 리파이낸싱 등 대출에 돈을 많이 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