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복귀시켜" 뉴진스 최후통첩…발행 앞둔 하이브 전환사채(CB) 투심 우려
입력 2024.09.12 16:01
    뉴진스 '깜짝방송' 이후 주가 약세…장 초반 6% 하락
    민희진 복귀 요구한 뉴진스, 하이브는 일단 묵묵부답
    계속되는 불확실성에 추진중인 CB 발행도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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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아이돌 그룹 뉴진스가 11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켜고 하이브를 향해 "민희진 전 대표님을 복귀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과 관련해 뉴진스 멤버 전원이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을 상대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뉴진스 운영의 불확실성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하이브 주가는 다시 한번 타격을 입었고, 현재 발행을 추진중인 전환사채(CB) 투심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뉴진스의 긴급 라이브방송 다음날인 12일 하이브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장 초반 한때 6.15%가 급락하며 약세를 보인 하이브 주가는 16만8100원 종가로 마감했다. 뉴진스의 방송 이전에도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간의 분쟁,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의 음주운전, 방시혁 의장의 사생활 등 각종 구설수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하이브 주가는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왔다.

      11일 저녁 뉴진스 멤버 5명은 팀 공식 채널이 아닌 'nwjn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체적으로 '뉴진스가 하고 싶은 말'이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멤버들은 "대표님이 해임되시고 일주일 만에 지금까지 해온 감독님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게 됐고, 저희를 위해서 항상 노력해주신 스태프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너무 불안하다"며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바란다고 밝혔다.

      뉴진스 멤버들은 어도어 사태 이후 하이브에서 겪고 있는 불합리한 상황 등을 언급하면서 "하이브가 비인간적인 회사로 보인다. 이런 회사를 보고 무엇을 배우겠나. 이런 요청을 드리는 이유는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저희 의견이 잘 전달됐다면 방시혁 의장님과 하이브는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복귀시키는 현명한 결정 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직접 구체적 입장을 밝히진 않던 뉴진스가 직접 나서 하이브와 '반대편'에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면서 해당 이슈가 "갈 데까지 갔다"는 평도 나온다. 통상 엔터사가 '회사' 차원의 이슈가 생길 경우 아티스트들은 팬덤 등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전면에 나서는 일은 드물다. 뉴진스가 현재 활동중인 유명 아이돌이고,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상 내홍에 '작심 발언'을 나서는 상황이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하이브가 민희진 전 대표를 복귀시키지 않더라도 뉴진스가 하이브 및 어도어에서 활동을 이어갈지, 아니면 법적 대응에 돌입해 하이브 및 어도어와 연을 끊는 선택을 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물론 뉴진스가 2029년까지 어도어와 전속계약이 체결돼 있기 때문에, 하이브와 계약 관계를 끝내는 데에는 거액의 위약금 문제가 생긴다. 

      뉴진스의 '깜짝 발언'에 투심 약화가 나타난 데에는 계속적인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뉴진스의 라이브방송은 하이브 측에 미리 예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컨트롤이 어려운 상태라는 분석이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터주가 통상 아티스트의 스캔들 등 '예측불허' 사건으로 주가가 영향을 받지만, 현재 하이브는 올초부터 노이즈가 장기 지속되고 있다. 현재 하이브의 주가는 방탄소년단이 그룹 활동 중단을 선언하며 10만원대까지 추락한 뒤 회복했던 지난 2022년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내홍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현재 진행중인 CB 발행 거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하이브는 기존에 발행한 4000억원의 3회차 CB를 동일한 규모의 4회 CB 발행으로 차환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여러 사태가 겹치며 주가 전망이 좋지 않자 발행 후 셀다운(인수후 재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천억원 규모의 CB 발행 거래이기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하이브 딜 주선을 위한 경쟁이 치열했지만, 주가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투자사들 입장에서는 '인기'가 치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이브가 해당 CB 차환에 나선 이유는 발행 당시 주가가 40만원 안팎을 기록했으나 현재 절반 아래로 떨어지면서 대규모 조기상환(풋옵션) 청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해당 채권은 표면금리와 만기이자율이 모두 연 0%으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투자자에게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을 약속하지만 발행 이후 하이브 주가는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 기관투자자(LP)는 "계속해서 노이즈가 생기고 주가가 그때마다 출렁이니 불확실성이 큰데, 이번에 발행하려는 CB가 하방 리픽싱이 없는 상태라 우려가 많다"며 "오늘 주가 흐름을 봐도 당분간 하이브 주가가 쉽지 않겠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