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벌 KT, 조단위 부동산 유동화 시동…컨설팅사에 RFP 배포
입력 2024.11.26 11:19|수정 2024.11.26 11:21
    주요 글로벌 컨설팅사에 제안요청서 발송…2주내 제안서 접수
    5성급 호텔 등 20여개 부동산 검토…조단위 매각 규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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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KT가 조단위에 이르는 부동산을 대상으로 자산 효율화에 나선다. 현재 컨설팅펌 선정 작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처분해야될 자산들을 선별한 후 매각 등 유동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 중인 5성급 호텔을 포함해 굵직한 자산 등이 대거 유동화 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T는 20여개에 달하는 보유 부동산을 유동화하기 위해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배포했다. 주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펌과 대형 회계법인들이 제안요청서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진다. 입찰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은 2주 내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 KT의 대규모 부동산 유동화 검토는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KT는 그동안 KT AMC, KT투자운용, KT에스테이트 등 부동산 관련 자회사들을 통해 오히려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KT에스테이트는 부동산 사업을 주도하며 KT 전체 영업이익의 10%를 상회하는 수익을 창출할 정도로 그룹 내 입지가 커진 상황이다.

      이번 유동화 리스트에는 KT가 보유한 5성급 호텔을 포함하여 굵직한 자산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 KT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안다즈 서울 강남,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 등 서울 요지에 5성급 호텔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리마크빌 등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KT가 이번에 컨설팅을 의뢰한 자산 규모가 조 단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검토 대상에 포함된 서울 소재 호텔과 임대주택들의 입지와 퀄리티, 규모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가치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KT의 2024년 9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투자부동산 규모는 약 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KT의 대규모 부동산 정리 움직임은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추측된다. KT는 최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8년까지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9~10%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CT(통신) 중심 기업에서 AI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아울러 유휴부동산 매각 등 자산효율화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KT가 핵심 사업에 직접 연관된 자산들을 제외하고, 유휴 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들의 유동화를 검토하고 있다. 컨설팅을 통해 자산 실사를 진행한 뒤 매각 대상을 선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관련 자회사들이 보유한 부동산 상당수가 이번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