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부동산신탁업계 6위인 무궁화신탁에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이는 적기시정조치 최고 수준이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무궁화신탁에 경영개선명령 부과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금융사는 유상증자·제3자 매각 등의 방법을 통해 자체 정상화를 모색해야 한다. 경영개선명령은 재무건전성이 크게 저하된 금융사에 당국이 내리는 경영개선조치로 가장 높은 수위의 경고조치다. 

무궁화신탁이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원인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에 있다. NCR이 금융감독원의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기준 무궁화신탁의 NCR은 69%로 경영개선명령 기준인 100%에 못미쳤다. 무궁화신탁이 공시한 NCR 125%는 다소 과대 계상됐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NCR이 150% 밑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 권고, 120% 미만이면 경영개선 요구, 100% 미만은 경영개선명령 조치가 내려진다. 

이에 무궁화신탁은 내년 1월24일까지 경영개선계획을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무궁화신탁이 제출할 경영개선계획에는 유상증자와 자회사 정리를 통한 자체정상화, 합병, 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제3자 인수, 영업용순자본 감소행위 제한, 차입형·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신규 영업정지 등이 포함돼야 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무궁화신탁의 경영정상화 추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무궁화신탁의 현재 공사 진행 중인 차입형·책임준공형 사업장의 시공사는 39개, 협력업체는 325개다. 협력업체가 체결한 415건의 하도급 계약 중 139건(33%)은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에 가입돼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PF시장 충격 방지를 위한 시장 안정조치도 함께 추진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주기적 스트레스테스트와 밀착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필요시 자본금 확충, 자금관리 계획 보완 등을 지도할 것"이라며 "책임준공형 NCR 산정기준 강화, 자기자본 대비 토지신탁 한도 도입, 내부통제기준 표준화 등 제도개선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